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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말에 읽은 에리히 프롬이 1941년에 출판한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대한 독후감을 써보려 한다.

 

 

이 책은 사회심리학 분야의 고전으로 예전에 한 번 펼쳤다가 생각보다 높은 난이도에 접어두었던 책이었다.

적지 않은 책을 읽어왔지만 손꼽히게 힘들었다.. 약간만 집중을 안해도 문장이 이해 안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중세 사회의 붕괴와 그로 인해 얻게 된 자유가 가져온 인간의 불안이라는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세시대에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태어난 곳을 떠나지 못하고, 농민, 장인, 기사 등의 역할이 태어나면서 정해져서 바꿀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태어나면서 정해진 사회, 이러한 사회 체제는 자연적 질서로 여겨졌고, 그 체제의 확실한 일부가 되는 것은 안전감과 소속감을 주었다.

 

 

근대인은 여러 혁명들을 통해 중세시대의 신분제, 종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경험해보지 못한 자유를 얻게 되었다.

자유는 근대인에게 독립성과 노력을 통해 삶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로서 외부의 거대한 세계와 마주하게 되면서 개인을 무력하고 고립된 존재로 만들었다.

 

인간에게는 식욕, 갈증, 수면욕과 같이 충족시키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생리적 욕구만큼 중요한 욕구가 있다.

이 욕구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게 하는 이유이며, 그것은 바로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 즉 고독을 피하려는 욕구다.

혼자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은 정신적 분열을 초래할 정도로 소속감은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의 무게가 버거운 개인들은 스스로 기계의 작은 톱니가 되어 자유로운 인간이 아닌 자동인형이 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수 많은 개인들은 어딘가에 종속되어 자발적으로 권위에 복종하며, 안전감과 소속감을 얻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예들 중 한가지로 독일의 '파시즘'을 예로 든다.

 

책에서 말하는 '적극적인 자유'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 사랑과 일 모두에서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살며, 자신의 감정적, 감각적, 지적 능력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것

- 개인의 가치관을 외부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의 판단으로 세우는 것, 그것을 추구하며 자아실현 하는 것

- 성공만 바라보고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느끼며 소중히 여기는 것

 

이를 통해 바깥 세계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그리하여 자신의 개체적 자아의 독립성과 본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도 인간과 자연 및 그 자신과 다시 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가 책의 내용이고, 나의 생각을 써보고자 한다.

 

개인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러 방식과 모습으로, 자신의 자유를 어디엔가 반납하고 안정감을 취해왔고 현재는 직장인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회사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한계가 있으며, 가장 효율적인 조직인 기업에서 시스템을 체험하고 배우는 것은 도움이 된다. 또한 당장의 생계를 해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없다고 느껴지고, 시간을 팔아서 돈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럼에도 현재의 월급과 안정감, 소속감을 버릴 수 없거나 내 능력에 자신이 없어서 회사에 꼭 붙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언급한 자유를 포기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자유는 개인에게, 아니 나에게 여전히 무거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거 학창시절 방학에 학교를 가지 않을 때는 넘쳐나는 시간을 어찌할 바를 몰라 허투루 쓴적이 많고, 현재도 주말에 많은 시간을 밀도있게 쓰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또한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엄청난 빈부의 차이를 만드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내 능력에 대한 끝없는 의심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솔직히 나는 아직 '적극적인 자유'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직장인으로 회사의 보호와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평균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일한다는 위안을 얻고 있다. 여전히 사회가 보편적으로 원하는 성공의 모습을 추구하며, 현재를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었고, 어떻게 해야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여기에 적을 수는 없지만 내가 생각한 방법들을 오늘부터 내 삶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물론 내가 결론 내린 그 방법들이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면 어떠한가? 지금의 내가 선택했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용기있게 실행하는 것이 적극적인 자유고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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